하나의 성공적인 영화가 거대한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확장되는 프랜차이즈의 시대. 마블(MCU)의 경이로운 성공 이후, 모든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제2의 MCU를 꿈꾸며 자신들의 IP(지적재산권)를 프랜차이즈 제국으로 건설하려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극명하게 갈렸다. 어떤 프랜차이즈는 10년 넘게 생명력을 이어가며 팬덤을 확장했지만, 어떤 프랜차이즈는 거대한 청사진만 발표한 채 단 한두 편 만에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렸다. 이들의 운명을 가른 결정적인 갈림길은 어디였을까? 본 글에서는 성공한 프랜차이즈와 실패한 프랜차이즈의 핵심 전략을 비교 분석하며, 지속 가능한 영화 세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 심도 있게 탐구하고자 한다.

성공 요인 ①: '세계'를 먼저 만들고 '이야기'를 채워라
가장 성공적인 프랜차이즈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핵심 전략은 서두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들은 처음부터 '어벤져스'라는 거대한 크로스오버를 예고했지만, 그 이전에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등 개별 영웅들의 서사를 착실하게 쌓아 올리는 데 집중했다. 관객들이 각 캐릭터에 충분히 애정을 갖게 만든 후에야, 비로소 그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즉, 개별 영화 하나하나가 독립적으로 완결된 재미를 주는 '점'을 먼저 만들고, 그 점들을 이어 거대한 '선'과 '면'을 완성한 것이다. 이는 관객들이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실패 요인 ①: '이야기'보다 '세계관 예고'가 앞설 때
반면, 실패한 프랜차이즈들은 MCU의 결과만 보고 과정을 흉내 내다 무너졌다. 유니버설 픽쳐스의 '다크 유니버스'가 대표적이다. 그들은 첫 작품인 '미이라'(2017)에서 톰 크루즈라는 스타를 내세웠지만, 영화는 미이라의 이야기에 집중하기보다 앞으로 등장할 '지킬 박사', '투명인간' 등 다른 몬스터들의 존재를 암시하고 세계관을 설명하는 데 급급했다. 관객은 아직 애정도 없는 세계관에 대한 '예고편'을 억지로 봐야 했던 것이다. 첫 영화가 관객에게 독립적인 재미와 매력을 선사하는 데 실패하자, 그들이 예고했던 거대한 세계관은 아무런 기대감도 주지 못하는 공허한 청사진이 되어버렸다.
성공 요인 ②: '핵심 DNA'는 유지하되, '스타일'은 변주하라
장수하는 프랜차이즈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자신을 변화시킨다. 60년 넘게 이어져 온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이를 증명하는 살아있는 역사다. '제임스 본드'라는 캐릭터의 핵심 DNA(영국 스파이, 첨단 장비, 본드걸, 시그니처 음악)는 유지하되, 시대가 변함에 따라 배우를 교체하고 톤을 바꿨다. 숀 코너리의 유머러스한 본드에서, 냉전 시대의 불안을 담은 티모시 달튼의 본드를 거쳐, 21세기형 현실적인 액션을 선보인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까지. 핵심은 지키면서도 새로운 감독과 배우에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변주할 자유를 허락했기에, '007'은 낡은 유물이 아닌, 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현재진행형 프랜차이즈로 남을 수 있었다.
실패 요인 ②: '캐릭터의 매력'이 '스펙터클'에 잠식될 때
많은 프랜차이즈가 시리즈 후반부로 갈수록 스스로 무너지는 이유는, 관객이 처음 사랑했던 '캐릭터의 매력'을 잊고, 무의미한 '스펙터클'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후기 작품들이 대표적이다. 1편이 로봇과 소년의 교감이라는 감성적인 코드로 성공했다면, 후속작들은 점차 캐릭터의 서사는 실종된 채 의미 없는 CG 폭발과 파괴 장면만으로 러닝타임을 채웠다. '캐리비안의 해적', '터미네이터' 등의 다른 장수 프랜차이즈 역시, 잭 스패로우와 T-800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반복적으로 소모하기만 할 뿐, 그들을 성장시키거나 새로운 측면을 보여주는 데 실패하며 관객의 피로감을 높였다. 스펙터클은 눈을 즐겁게 하지만, 관객의 마음을 붙잡는 것은 결국 캐릭터의 이야기다.
결론적으로, 성공적인 프랜차이즈는 장기적인 비전과 인내심을 가지고 쌓아 올린 '제국'과 같다. 그들은 개별 작품의 완성도를 최우선으로 여기면서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진화할 줄 안다. 반면, 실패한 프랜차이즈는 단기적인 성공에 취해 서두르다 스스로 무너진 '모래성'에 가깝다. 하나의 세계를 공유하는 것과,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 그것이 바로 프랜차이즈의 운명을 가르는 진정한 갈림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