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들어진 영화는 빙산과 같다. 우리가 스크린을 통해 보는 이야기는 수면 위에 드러난 작은 일부에 불과하며, 그 아래에는 감독이 치밀하게 숨겨놓은 거대한 의미의 덩어리가 잠겨 있다. 위대한 감독들은 평범해 보이는 사물이나 반복되는 공간, 특정 색상 등을 통해 캐릭터의 내면을 드러내고, 영화의 주제를 암시하며, 때로는 이야기의 결말까지 예고한다. 이러한 '상징'을 이해하고 영화를 다시 볼 때, 우리는 비로소 첫 관람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이 글에서는 '기생충'과 '조커'를 포함하여, 알고 보면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는 몇 가지 대표적인 영화 속 상징을 통해 감독들이 숨겨놓은 비밀스러운 언어를 해석해보고자 한다.

1. 기생충 수석의 의미 변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수석(壽石)'은 단순한 돌멩이가 아니라, 기택 가족의 헛된 욕망과 그 무게를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오브제다. 영화 초반, 이 수석은 민혁의 선물이라는 형태로 기택 가족에게 부와 신분 상승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심어준다. 아들 기우는 "이거 진짜 상징적이다"라며 돌을 끌어안고, 가족들은 마치 행운의 부적처럼 여기게 된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수석의 의미는 점차 불길하게 변질된다. 폭우로 반지하 집이 침수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기우는 다른 무엇도 아닌 이 돌덩이부터 챙긴다. 이는 헛된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혹은 그 희망이라는 무게에 짓눌려 다른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는 인물의 상태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결국 그 희망의 상징이었던 수석은, 지하실에서 올라온 근세의 머리를 내리치는 끔찍한 흉기로 사용되고, 마지막에는 기택 가족의 모든 비극이 시작된 개울가로 되돌아가게 된다. 처음에는 재물을 가져다줄 것 같던 '상징'이, 결국은 가족을 짓누르는 '무게'이자 '흉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기생충 수석은 이처럼, 가난한 자에게 '희망'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겁고 위험한 것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감독의 냉소적인 메타포로 해석될 수 있다.
2. 조커 계단의 상징적 연출
토드 필립스 감독의 영화 '조커'에서 '계단'은 주인공 아서 플렉의 심리적 상태와 그의 정체성 변화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공간적 상징이다. 영화 초반, 광대 분장을 한 아서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가파른 계단을 힘겹게 올라간다. 이 장면에서 조커 계단은 그의 고되고 희망 없는 삶,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위로 올라가고자 하는 그의 처절한 몸부림을 의미한다. 카메라는 그의 뒷모습을 멀리서 비추며, 그의 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를 관객이 고스란히 느끼게 만든다. 하지만 영화의 후반부, 그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조커'로서의 각성을 마친 뒤에는 상황이 180도 바뀐다. 그는 화려한 붉은 수트를 입고,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그 길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온다'. 이 장면에서 계단은 더 이상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자신의 광기를 해방하는 화려한 무대가 된다. 상승과 하강의 이미지를 통해 이 영화는, 사회적으로는 추락했지만 정신적으로는 완전한 해방을 맞이한 아서의 역설적인 상황을 상징하며,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시각 언어로 기능한다.
3. 위대한 개츠비 불빛의 복합적 상징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원작 소설과 이를 영화화한 작품들에서 '녹색 불빛'은 가장 유명하면서도 복합적인 상징물이다. 위대한 개츠비 불빛은 표면적으로는 개츠비가 사랑하는 데이지의 집이 있는 건너편 부두의 불빛이다. 개츠비는 매일 밤 자신의 저택 선착장에서 이 불빛을 향해 손을 뻗으며, 데이지와의 재회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를 갈망한다. 따라서 이 녹색 불빛은 개츠비에게 '데이지' 그 자체이자, 되돌리고 싶은 '과거', 그리고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믿는 '미래의 희망'을 상징한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화자인 닉 캐러웨이는 이 불빛의 의미를 확장시킨다. 그것은 단순히 개츠비 개인의 꿈이 아니라, 우리가 과거를 향해 끊임없이 손을 뻗으면서도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과 이상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보이지만 결코 닿을 수 없는 녹색 불빛의 이미지는, 인간의 꿈이 가진 아름다움과 동시에 그 덧없음을 탁월하게 시각화하며, 소설과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