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가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우민호 감독이 연출하고 현빈, 정우성을 비롯한 화려한 배우진이 출연하는 이 작품은 1970년대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중앙정보부와 검찰의 권력 다툼을 그리고 있습니다. 시즌1 5부까지 공개된 시점에서 작품의 장단점을 살펴보고, 시청자들이 주목해야 할 지점들을 짚어보겠습니다.
우민호 감독 특유의 시대극 연출과 실화 기반 서사
우민호 감독은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 《마약왕》 등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이면을 다루는 데 탁월한 역량을 보여준 인물입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그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시리즈물로, 총 12부작 중 시즌1 6부작이 현재 공개되고 있습니다. 제작비 700억 원이 투입된 이 작품은 시즌1과 시즌2를 합친 규모로, 스케일 면에서도 압도적인 면모를 보여줍니다.
작품의 핵심 줄거리는 1970년대 중앙정보부 정보과장 백기태(현빈)와 부산 특수부 검사 장건영(정우성)의 대립입니다. 백기태는 단순히 국가 정보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약에 손을 대어 권력과 돈을 쌓으려 하고, 장건영 검사는 이를 포착하여 백기태를 잡으려 합니다. 두 인물의 대결 구도는 1970년대 실제 역사적 사건들과 얽히면서 긴장감 있게 전개됩니다.
우민호 감독 특유의 연출 스타일은 권력 투쟁과 인간 욕망을 묵직하고 거칠게 그려내는 데 있습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역시 이러한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실제 역사적 사건인 요도호 사건, 요정 정치 등이 극 중에 등장하며 허구와 실화를 적절히 버무려냅니다. 다만 1화에서 다룬 요도호 사건의 경우, 이미 영화 《굿뉴스》에서 비슷한 소재를 다룬 바 있어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기시감을 주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백기태의 정체가 드러나고 권력 욕망이 커지면서 이야기가 전개되자, 극의 흡입력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백기태가 요정 마담 배금지(조여정)를 이용해 권력 핵심부인 경호실장 천석중(정성일)에게 줄을 대는 과정은 매우 흥미진진하게 그려집니다. 조여정이 연기한 배금지 캐릭터는 실제 1970년대 요정 정치와 연관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이를 극적으로 재구성하여 백기태의 권력 상승 과정에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백기태는 자신의 직속 상사를 제치고 더 높은 권력에 접근하며, 이 과정에서 보이는 치밀한 계산과 냉혹함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캐릭터 연기와 배우진 간의 밸런스 문제
《메이드 인 코리아》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화려한 배우진입니다. 현빈, 정우성, 조여정, 우도환, 서은수, 정성일, 강기영, 노재원, 박용우, 원지안, 그리고 일본 배우 릴리 프랭키까지 출연진만으로도 화제성이 충분했습니다. 실제로 배우들의 연기력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현빈이 연기한 백기태는 권력과 돈에 대한 욕망이 점점 커지는 캐릭터로, 과거 일본에서의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고 중앙정보부 정보과장이 된 인물입니다. 현빈은 이 캐릭터의 냉혹함과 동생들에 대한 애틋함을 동시에 보여주며 입체적인 연기를 선보입니다. 특히 삼 남매의 장남으로서 막내 동생 백기헌(우도환)을 지키려는 모습과, 권력 앞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중적인 면모가 설득력 있게 그려집니다.
우도환의 연기 역시 주목할 만합니다.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했지만 형에게 기대지 않으려는 백기헌 캐릭터는 시대와 맞지 않는 정직함을 고수하는 인물입니다. 197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반칙을 쓰기 싫어하고 정도를 걷고자 하는 그의 태도는 다소 삐딱해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이러한 캐릭터 설정이 극에 신선함을 더합니다. 우도환은 기존의 청춘스타 이미지에서 벗어나 기백 있는 연기를 보여주며 새로운 면모를 입증했습니다.
반면, 정우성이 연기한 장건영 검사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연기가 최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캐릭터가 지나치게 평면적이고 단편적으로 보인다는 평가입니다. "정의, 정의, 정의"를 외치며 소리만 지르는 듯한 연기 톤은 다른 배우들과의 밸런스를 맞추지 못하고 있으며,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더 킹: 영원의 군주》에서 보여준 어색함이 다시 나타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물론 장건영 캐릭터가 백기태와는 정반대에 있는 인물이기에 의도된 연출일 수도 있으나, 시청자 입장에서는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원지안이 연기한 최유지 캐릭터 역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재일동포 출신으로 야쿠자 두목의 수양딸이라는 설정에 비해 너무 무난하게 그려져 캐릭터의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입니다. 아직 극 중에서 보여줄 만한 중요한 에피소드가 없어 캐릭터의 깊이가 드러나지 않았으며, 현빈과의 관계 외에는 두드러진 활약이 부족합니다. 이는 앞으로의 전개에서 보완될 여지가 있지만, 현재까지는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반면 서은수가 연기한 오해진 수사관은 극의 분위기를 적절히 환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태권도를 잘하는 수사관으로 장건영 검사와 함께 수사를 진행하는 인물인데, 중간중간 깨알 같은 연기로 묵직한 분위기를 풀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정성일, 박용우, 노재원 등 중견 배우들의 무게감 있는 연기 역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시즌 구성과 공개 방식의 장단점
《메이드 인 코리아》는 총 12부작으로 기획되었으나 시즌1 6부작과 시즌2 6부작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현재 시즌1이 공개 중이며, 시즌2의 공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시즌 분할 방식은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장점으로는 각 시즌마다 명확한 서사 구조를 가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시즌1에서는 백기태와 장건영의 초반 대립과 백기태의 권력 상승 과정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시즌2에서는 본격적인 권력 투쟁과 결말을 그릴 수 있습니다. 또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으며, 시즌 간 간격 동안 기대감을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점 역시 명확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시즌1이 완결성 있는 결말을 제공하지 못하고 시즌2를 위한 예고편 수준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많은 시청자들이 시즌1의 마지막 6화가 속 시원한 마무리 없이 찜찜하게 끝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재미있어질 만하면 다음 주를 기다려야 하고, 시즌1이 끝나면 또다시 시즌2를 기다려야 하는 찔끔찔끔한 공개 방식은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또한 시즌1에서는 일주일에 두 편씩 공개되다가 최근에는 한 편씩 공개되고 있어, 공개 주기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는 시청자들의 시청 패턴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으며, 작품에 대한 집중도를 분산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드 인 코리아》는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흥미진진합니다. 백기태가 경호실장에게 줄을 대면서 장건영 검사가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 그리고 장건영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비서실장 라인을 타고 반격을 준비할 것이라는 추측 등은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입니다. 경호실장과 비서실장이 라이벌 관계라는 설정은 권력 구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며, 이 대립이 어떻게 해소될지가 시즌1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1970년대 검사의 위상에 대한 고증 역시 정확하게 이루어졌습니다. 당시 검사는 단순한 법조인이 아니라 권력 집단의 일원이었으며, 중앙정보부라 하더라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실제로 검사 출신 중에는 중앙정보부로 자리를 옮긴 경우도 많았으며,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였습니다. 장건영이 10년 넘게 평검사로 버티며 훈장까지 받은 인물이라는 설정은 그가 단순한 정의파가 아니라 나름의 권력 기반을 가진 인물임을 암시합니다. 이러한 디테일은 작품의 사실성을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우민호 감독 특유의 묵직한 연출과 화려한 배우진의 조화가 빛나는 작품입니다. 일부 배우들의 연기 톤 불균형과 시즌 분할 방식의 아쉬움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1970년대 권력 투쟁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수작입니다. 시즌1의 마무리와 시즌2의 전개 방향이 이 작품의 최종 평가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는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한 작품이며, 한국 드라마의 스케일과 완성도를 한 단계 끌어올린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출처]
(5) 디즈니+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중간 후기: https://www.youtube.com/watch?v=RweDLAq_M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