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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서울자가에 대기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중간 후기 (연기력, 현실감, 중년 공감)

by 머니윙 2026. 2. 26.

대기업 부장이라는 타이틀, 서울에 자가, 전업주부 아내까지 갖췄다면 성공한 삶일까요? 최근 JTBC에서 방영 중인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를 7화까지 정주행 하면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류승용 배우가 연기하는 김 부장의 모습에서 저를 포함한 많은 직장인들이 느끼는 감정의 균열을 발견했고, 특히 7화에서 명세빈 배우와 보여준 부부의 감정선은 올해 본 드라마 중 단연 최고였습니다.

감정의 현실감이 만드는 몰입도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이유는 사건 자체보다 그 상황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디테일 때문입니다. 극 중 김 부장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저렇게까지 주인공을 몰아붙여야 하나?" 싶을 정도로 악재가 겹칩니다. 하지만 제가 주목한 건 사건의 개연성이 아니라, 그 순간 캐릭터들이 느끼는 감정의 결이었습니다.

 

특히 부부 관계의 묘사가 압권입니다. 7화에서 류승용과 명세빈이 보여준 연기는 베테랑 배우들만이 표현할 수 있는 섬세함으로 가득했습니다. 남편의 자존감을 지켜주려는 아내의 배려와, 그 진심을 알면서도 쉽게 무너지는 남편의 모습이 한 장면 안에 공존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캐릭터 아크(Character Arc)'라는 개념인데, 이는 등장인물이 겪는 내적 변화와 성장을 의미합니다. 김 부장이라는 인물은 단순히 사건을 겪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신이 쌓아온 가치관이 흔들리는 깊은 내적 변화를 경험합니다.

 

직장 내 관계 묘사도 현실감이 뛰어납니다. 송 과장처럼 부장의 고리타분함을 알면서도 묵묵히 맞춰주는 부하 직원, 반대로 박쥐처럼 이쪽저쪽 눈치 보는 성구 같은 캐릭터까지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마주쳤을 법한 인물들입니다. 저 역시 회사에서 비슷한 상황을 겪어봤기 때문에 김 부장이 느끼는 소외감과 불안감이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국내 대기업 직장인의 평균 근속 연수는 약 15.2년으로 집계되는데(출처: 고용노동부), 이는 많은 직장인들이 김 부장처럼 중년의 나이에 회사 내 입지와 미래를 고민한다는 방증입니다.

연기 앙상블과 캐스팅의 승리

류승용 배우는 이런 '능청스러운 꼰대' 역할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극한직업》에서 보여준 코믹한 액션 연기나 《무빙》에서의 진중한 모습까지, 그는 40~50대 가장의 이중성을 표현하는 데 있어 국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중성'이란 단순히 양면성이 아니라, 사회적 역할과 개인적 감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중년 남성의 복합적인 심리 상태를 의미합니다.

 

명세빈 배우의 복귀작으로서의 의미도 큽니다. 젊은 시절 청춘 드라마에서 활약하던 그가 이제 중년 아내의 내조와 배려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모습을 보며, 배우로서의 성숙함을 느꼈습니다. 특히 7화에서 남편이 집에 돌아왔을 때 새 옷을 보여주며 분위기를 풀어가다가, 결국 진심을 담아 남편을 안아주는 장면은 대사 없이도 충분한 감정 전달이 가능하다는 걸 증명했습니다.

 

조연 배우들의 앙상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정은체가 연기하는 공장 반장 캐릭터는 극 중반부에서 김 부장에게 울림 있는 조언을 건네며 이야기의 무게중심을 잡아줬고, 유승목이 연기하는 상무와의 케미는 선후배 관계의 미묘한 거리감을 잘 보여줬습니다. 두 사람이 횟집에서 '상무님'과 '형' 사이를 오가며 싸우는 장면은, 직장 내 위계와 개인적 친분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국 직장 문화를 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조연탕 감독은 《스카이캐슬》, 《대물》 등을 통해 이미 검증된 역량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출처: 한국방송작가협회). 이번 작품에서도 과장되지 않은 일상의 디테일을 포착하는 연출력이 돋보였습니다.

아버지와 아들, 세대 간 소통의 어려움

김 부장과 아들의 관계는 이 드라마가 가진 또 하나의 강점입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구시대적인 방식을 고집하고, 아들은 그게 불합리하다는 걸 알면서도 아버지의 상처를 염려해 참습니다. 짜장면 에피소드나 아들을 자신의 회사 프로젝트에 끼워 넣는 장면에서 느껴지는 그 어색함은, 많은 가정에서 벌어지는 세대 간 소통의 단절을 상징합니다.

 

제 경험을 떠올려보면, 부모님 세대는 '해주는 것'이 사랑의 표현이라고 배웠지만, 지금 세대는 '존중'과 '이해'를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런 가치관의 차이가 극 중 부자 관계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실제로 2024년 기준 국내 세대 간 가치관 격차는 OECD 국가 중 상위권에 속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출처: 통계청).

 

초반 아들의 스타트업 에피소드는 다소 산만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질투는 나의 힘'이라는 회사를 만들고 친구들과 파티하는 장면은 극의 전체적인 톤과 맞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사업이 무너진 이후, 아들 캐릭터는 비로소 입체적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부자 관계의 갈등도 더욱 깊어졌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묘사되는 부자 관계의 핵심은 '상호 이해의 부재'입니다. 여기서 '상호 이해'란 단순히 서로를 아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처한 세대적·사회적 맥락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김 부장은 자신이 살아온 방식이 최선이라 믿고, 아들은 그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아버지를 설득할 방법을 찾지 못합니다. 이런 딜레마는 비단 드라마 속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김 부장 이야기》는 단순한 중년 직장인의 좌절과 회복을 다룬 드라마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가장들이 느끼는 자부심의 균열, 가족 관계의 실상, 직장 내 인간관계의 복잡함을 섬세하게 담아낸 수작입니다. 물론 주인공에게 모든 불행이 집중된다는 점에서 작위성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감정의 진실함만큼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남은 5개 회차가 이 긴장감을 어떻게 풀어갈지, 그리고 김 부장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오늘 밤 8화도 반드시 본방 사수할 계획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uw2iPWtzD9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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