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 사랑 통역되나요》는 홍자매 작가와 유형은 PD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김선호와 고윤정이라는 탄탄한 주연 배우진, 그리고 일본-이탈리아-캐나다를 잇는 화려한 로케이션으로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외형 뒤에 숨겨진 서사적 허점과 개연성 부족은 작품의 완성도를 갉아먹는 치명적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비주얼과 케미: 로맨스 장르의 정석을 실현한 주연 듀오
《이 사랑 통역되나요》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김선호와 고윤정의 비주얼과 케미스트리입니다. 김선호가 연기한 통역사 주우진은 지적이면서도 단호한 카리스마를 지닌 캐릭터로, 그의 목소리와 태도는 통역사라는 직업과 완벽하게 어울렸습니다. 고윤정이 맡은 배우 참 무이는 무명에서 세계적 스타로 급부상하는 역할을 톡톡 튀는 연기로 소화하며, 1인 2역에 가까운 캐릭터 변화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습니다.
두 배우의 합은 단순한 비주얼적 만족을 넘어섰습니다. 일본 거리에서의 첫 만남부터 시작된 두 사람의 교감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운명적인 느낌을 전달했습니다. 특히 통역사와 배우라는 직업적 설정이 '언어의 통역'을 넘어 '감정의 통역'이라는 주제로 확장된 점은 홍자매 작가다운 신선한 접근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각자의 내면을 이해하고 소통해 나가는 과정은 로맨스 장르가 줄 수 있는 감성적 쾌감을 극대화했습니다.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를 아우르는 화려한 로케이션 역시 작품의 품격을 높였습니다. 일본의 정취 있는 골목길부터 이탈리아의 낭만적인 풍경, 캐나다의 웅장한 자연까지,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촬영지 선정은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러한 배경과 주연 배우들의 조화는 로맨스 드라마가 추구해야 할 시각적 완성도를 보여주었습니다. 조연진 역시 김원혜, 이담, 최우성 등 실력파 배우들이 포진해 있었으나, 이들의 활용도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설정의 개연성: 몰입을 방해하는 작위적인 가족사
작품의 가장 큰 약점은 바로 설정의 개연성 부족입니다. 특히 고윤정의 캐릭터인 참 무이의 가족사는 시청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위적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단순히 딸이 어머니를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평생 만나지 않는다는 설정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어린 시절의 외모가 성인이 된 후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설정을 강요한 것은 극의 몰입도를 크게 떨어뜨렸습니다.
더욱이 큰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이 조카딸을 외모가 닮았다는 이유로 싫어한다는 설정 역시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가장 큰 상처를 받은 것은 어린 참 무이 자신인데, 오히려 주변 어른들이 그 아이를 배척한다는 구도는 인간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이러한 설정은 캐릭터에 깊이를 더하기보다는 억지스러운 드라마를 위한 장치로만 느껴졌습니다.
주우진의 형과 신지선 PD, 그리고 주우진 자신의 삼각관계 역시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습니다. 형이 결혼할 예정이었던 여자를 주우진이 좋아했다는 과거사는 충분히 드라마틱한 소재였으나, 작품은 이를 너무 쿨하게 정리해 버렸습니다.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관계가 충돌하며 만들어낼 수 있었던 긴장감과 감정의 디테일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신지선 PD와 매니저 김용우의 갑작스러운 로맨스가 뜬금없이 등장하며 극의 흐름을 끊어버렸습니다. 술을 마시던 중 갑자기 프러포즈가 이루어지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당혹감만 안겨주었습니다.
조연 활용: 긴장감 없는 삼각관계와 밋밋한 서브플롯
로맨스 드라마의 성공 여부는 조연 캐릭터의 활용도에 달려 있습니다. 주연의 사랑을 돋보이게 하려면 적절한 긴장감을 조성할 라이벌이 필요하고, 서브플롯이 주 서사를 뒷받침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사랑 통역되나요》는 이 두 가지 모두에서 실패했습니다.
일본 배우 후쿠시 소타가 연기한 쿠로사와 히로 캐릭터는 삼각관계의 한 축을 담당해야 했으나, 지나치게 쿨하고 추진력 없는 모습으로 그려졌습니다. 참 무이에 대한 진지한 감정이나 주우진과의 경쟁 구도가 전혀 형성되지 않아, 시청자들은 애초에 이 관계에 긴장감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히로는 그저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파트너로만 기능했을 뿐, 드라마적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신지선 PD와 김용우 매니저의 로맨스 역시 극의 완성도를 떨어뜨린 요소였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충분한 감정적 디테일 없이 갑작스럽게 전개되었고, 주 서사와의 연결고리도 약했습니다. 오히려 이 시간을 주우진과 형, 그리고 PD 사이의 미묘한 감정선을 탐구하는 데 할애했다면 작품의 깊이가 더해졌을 것입니다. 참 무이의 이중인격적 캐릭터인 '도라미' 설정은 신선했으나, 이 역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단발성 에피소드로 소비되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주우진과 참 무이의 관계에는 진정한 갈등이 부재했습니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서로에게 끌렸고, 중간에 특별한 위기나 오해도 없이 순탄하게 사랑을 키워나갔습니다. 로맨스 장르에서 필수적인 '이별과 재회', '오해와 화해'의 서사가 빠진 채, 평탄한 러브라인만 이어졌습니다. 이는 시청자들에게 지루함을 안겨주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이 사랑 통역되나요》는 김선호와 고윤정이라는 완벽한 주연 듀오와 화려한 비주얼로 로맨스 장르의 기본기를 충실히 이행했습니다. 하지만 개연성 부족한 설정, 활용도 낮은 조연, 긴장감 없는 서사 전개는 작품의 완성도를 크게 떨어뜨렸습니다. 사용자가 지적한 것처럼 조연이 살아야 드라마가 빛나는 법인데, 이 작품은 그 핵심을 놓쳤습니다. 결국 외형적 화려함에 비해 내실이 부족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출처]
넷플릭스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 후기 | 스포 있음: https://www.youtube.com/watch?v=tGhs2E-Ws_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