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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도를 기다리며 후기 (중후반 아쉬움, 주변인물 활용, 결말 평가)

by 머니윙 2026. 1. 26.

JTBC 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가 12부작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초반 S 등급의 호평을 받았던 이 작품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했을까요? 원지안 배우의 매력적인 연기와 풋풋한 첫사랑 서사로 시작했던 이 드라마가 최종적으로 B 등급 평가를 받게 된 이유를 심층 분석해봅니다.

중후반부의 치명적 아쉬움, 경영권 다툼의 함정

《경도를 기다리며》의 가장 큰 실책은 중후반부의 방향성 착오입니다. 초반부는 경도와 서지우의 첫사랑,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절절한 상황, 그리고 재회 후의 설렘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드라마는 본래의 매력을 잃고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여자 주인공의 언니를 중심으로 한 재벌 기업의 경영권 싸움에 지나치게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는 점입니다. 서지우가 회사로 돌아가 인정받아야 하는 과정, 언니의 위협받는 자리, 형부와의 불화 등 경영 관련 '자림 어페얼'이 주된 내용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러한 전개는 로맨스 드라마의 본질에서 크게 벗어난 선택이었습니다.

더욱 아쉬운 점은 이 경영권 싸움이 재미도 없고 속시원하지도 않았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문제가 경도가 신문 기자라는 설정을 이용해 기사를 내고 취재해서 마무리되는 식의 단편적인 해결 방식이었습니다. 최전무 캐릭터도 뭔가 있을 것처럼 등장했다가 별 역할 없이 사라졌고, 형부의 음모도 밍숭밍숭하게 끝나버렸습니다. 시청자들이 원했던 시원한 복수나 통쾌한 결말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스페인 전개 역시 지루함의 연속이었습니다. 박서준이 서지우를 평생 불륜 소리 듣지 않게 하려고 스페인으로 떠난 설정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으나, 그곳에서 두 사람이 마주칠 듯 마주치지 않는 장면을 한참 동안 보여주는 것은 과도했습니다. 결국 스페인에서도 질질 끌리는 전개로 인해 감정의 피로도만 높아졌고, 시청자들의 몰입도는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주변 인물 활용 실패, 드라마의 진짜 재미를 놓치다

《경도를 기다리며》의 진짜 재미는 경영권 싸움이 아니라 주변 인물들과의 케미에 있었습니다. 대학교 연극반 시절부터 함께했던 다섯 명의 케미, 특히 박세영, 차오식, 이정민으로 이어지는 연극반 3인방의 우정은 드라마의 핵심 매력 포인트였습니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를 완전히 간과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연극반 친구들은 단순히 옆에서 "힘내라"고 말하는 조연으로 전락했습니다. 초반에 보여줬던 끈끈한 우정과 유쾌한 에피소드는 사라지고, 기능적인 역할만 남았습니다. 강말금 씨가 연기한 부장 캐릭터도 훨씬 더 깊이 있게 다뤄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활용되지 못했습니다. 회사 동료들과의 관계, 신문사의 분위기 등 초반에 잘 구축했던 요소들이 후반부에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엄마 아빠 캐릭터도 마찬가지입니다. 경도의 부모님은 인간미 넘치고 흐뭇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세탁소를 운영하며 보여준 소소한 일상과 따뜻한 가족애는 드라마에 깊이를 더했습니다. 서지우와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장면은 언제나 재미있었고, 더 많은 에피소드가 나왔어야 했습니다. 기사 아저씨 역시 간간이 등장할 때마다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채 막판에 조금 등장하는 데 그쳤습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우시경 캐릭터의 갑작스러운 죽음입니다. 두 주인공을 만나게 하기 위해 감초 역할로 간간이 등장하던 인물을 아무런 조짐도 없이 죽여서 장례식장에 오게 만드는 전개는 '개뜬금없는' 설정이었습니다. 이는 개연성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로, 차라리 연극반 친구들의 비중을 높여 자연스럽게 만남을 유도했다면 훨씬 나았을 것입니다.

결말 평가, S에서 B로 두 단계 하락한 이유

초반 S 등급을 받았던 《경도를 기다리며》가 최종적으로 B 등급 평가를 받게 된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작진이 드라마의 본질적인 재미 포인트를 잘못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시청자들은 '경도'를 기다렸지, 경영권 싸움을 기다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서지우와 경도가 알콩달콩하는 모습, 연극반 친구들의 따뜻한 우정, 가족 간의 소소한 일상이 바로 이 드라마가 가진 진짜 매력이었습니다.

세 번째 이별 역시 공감하기 어려웠습니다. 처음 두 번의 헤어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지만, 마지막에 불륜 소리를 듣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헤어지는 것은 감정선이 부족했습니다. 좀 더 설득력 있는 상황 설정과 디테일한 감정 묘사가 필요했습니다. PPL로 등장한 초콜릿 장면조차 중후반부의 아쉬움 때문에 거슬릴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 등급까지 내려가지 않은 이유는 초반부의 훌륭함과 원지안 배우의 연기력 덕분입니다. 원지안은 DP, 오징어 게임 등에서 보여줬던 강한 캐릭터와는 달리 톡톡 튀는 여주인공 역할을 성공적으로 소화해냈습니다. 이는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좋은 기회였고, 시청자들에게도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 최종 결론

결국 《경도를 기다리며》는 좋은 소재와 매력적인 배우들을 가지고도 선택과 집중의 실패로 평범한 결과물에 머물고 말았습니다. 제작진이 경영권 다툼이라는 뻔한 서사 대신 주변 인물들과의 케미를 살렸다면 S 등급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초반의 섬세함이 빛을 발했던 만큼, 중후반부의 방향성 착오가 더욱 아쉬운 작품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출처: JTBC 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 최종 후기 영상